‘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 시즌1은 2021년 전 세계를 강타했고, 시즌2는 2024년 말 공개 이후 다시 한번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단순한 서바이벌 장르를 넘어선 사회비판적 메시지와 한국적 정서, 강렬한 캐릭터 서사가 시즌1~2 전반에 걸쳐 녹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즌1과 시즌2의 주요 전개, 캐릭터 변화, 메시지를 중심으로 전체 리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1 – 절망 속 게임, 그리고 인간성의 시험
시즌1은 456억 원의 상금을 놓고 생존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벼랑 끝에 몰린 인물들로, 각기 다른 사연을 안고 게임에 임하게 됩니다. 대표 캐릭터 기훈(이정재)은 가족을 위해, 상우(박해수)는 명예를 위해, 새벽(정호연)은 탈북 가족을 위해 각각의 선택을 합니다. 단순한 경쟁이 아닌, 인간의 본성과 선택의 윤리를 묻는 구조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특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게임은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으며, 정적인 공간 연출과 불안정한 심리 묘사는 놀라울 정도의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이들이 겪는 심리적 파열과 극단적 선택은 단순한 스릴러의 긴장을 넘어, 인간의 도덕성과 생존 본능에 대한 본질적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시즌1은 미국 SAG 어워드와 에미상 등 다수의 국제 수상을 통해 작품성과 문화적 파급력을 입증했습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2 – 남겨진 자들의 선택과 책임
시즌2는 시즌1 생존자 기훈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며, 전작보다 더욱 깊이 있는 심리 묘사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기훈은 시즌1의 충격적인 결말 이후 자취를 감추지만, 조직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시즌2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들과 확장된 세계관이 등장하며, 게임의 배후와 내부 조직의 이면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특히, 시즌2는 ‘관찰자’와 ‘참가자’의 경계를 흐리며, 시스템을 만든 자와 유지하는 자들의 책임 문제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새로운 게임들도 기존보다 더 심리적이고 구조적인 폭력성을 강조하며, 인간을 체계적으로 분해하고 조종하는 사회 구조에 대한 은유로 작용합니다. 시즌2는 공개 후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일부 비평가들로부터는 “시즌1보다 더 깊은 철학적 시선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강렬한 캐릭터와 상징 – 기억에 남는 인물들
‘오징어 게임’이 단순한 서바이벌물과 다른 이유는 바로 캐릭터입니다. 시즌1의 기훈, 상우, 새벽, 덕수, 일남 등은 각자의 배경과 신념을 통해 인간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일남(001번)의 정체는 시즌1 마지막에 강력한 반전을 제공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남깁니다. 시즌2에서는 새로운 참가자들과 조직 내부 인물들이 중심으로 부상하며, 시리즈의 내러티브를 확장시키는 데 기여합니다. 각 캐릭터는 단순한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닌, 회색지대에 위치한 도덕적 선택의 아이콘으로 기능합니다. 그들의 결정은 시청자로 하여금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만들고, 이로 인해 몰입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특히 기훈의 변모 과정은 시즌1의 희생자에서 시즌2의 ‘결정권자’로의 이동을 보여주며, 개인의 생존 이후에 남는 책임과 죄책감을 강렬히 부각합니다. 또한 캐릭터들의 외형적 설정과 게임에서의 역할은 상징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회 내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는 구조로 읽힙니다. 예컨대, 상우는 엘리트 실패자의 자화상으로, 덕수는 무질서한 폭력성을, 새벽은 주변부 인물의 생존 본능을 대변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극의 전개를 위한 설정을 넘어서, 시청자 스스로가 각 인물에게 자신을 투영하거나 비판할 수 있는 거울 역할을 하게 만듭니다. '오징어 게임'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치밀하게 구성된 캐릭터의 상징성과 그들이 처한 현실의 유사성에 있습니다.
현실의 축소판 –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적 시선
‘오징어 게임’은 단지 잔혹한 게임과 충격적인 전개로만 소비되는 작품이 아닙니다. 이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바로 자본주의 경쟁 구조와 불평등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가자들은 시스템 안에서 서로를 밀어내고 살아남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인간성과 윤리는 점점 희미해집니다. 시즌2에서는 단지 참가자의 입장뿐 아니라, 게임을 설계하고 조직하는 이들의 세계도 병렬적으로 보여줍니다. 그 안에서도 경쟁과 배신, 권력의 작용이 일어나며, 이 모든 구조가 현실 자본주의 사회의 축소판처럼 기능합니다. 게임은 단순한 상징이 아닌, 현실 구조 속 잔혹함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이처럼 오징어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사회학적, 철학적 텍스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VIP 관람객들의 존재와 그들의 냉담한 태도는 현실 사회의 ‘관전자’ 계층, 즉 불평등을 소비하고 즐기는 이들을 은유합니다. 시리즈는 이를 통해 단순한 시스템 비판을 넘어서, 그 시스템을 묵인하거나 유지하는 다수의 무관심에 대한 통렬한 경고를 전달합니다. 또한 게임에서의 죽음과 그 무게는 현시대의 경쟁 사회에서의 탈락과 실패, 낙오에 대한 공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오징어 게임’은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현실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하며, 단순한 쇼가 아닌 사회 거울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