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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의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영화 리뷰

by All that Insight 2025. 7. 21.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이미지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이미지


“레이니 데이 인 뉴욕(A Rainy Day in New York)”은 2019년에 공개된 우디 앨런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그의 48번째 장편 연출작입니다. 이 영화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젊은 커플의 주말을 그리며, 낭만적이면서도 아이러니한 도시의 분위기 속에서 인물들의 내면적 갈등과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주연으로는 티모시 샬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가 등장하며, 주드 로, 디에고 루나, 리브 슈라이버 등도 출연해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본 영화는 감독의 과거 논란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정식 개봉되지 못했지만,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서는 상영되었으며, 특히 국내에서도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우디 앨런 특유의 도시 미학과 인물 중심 연출

우디 앨런은 그의 영화에서 뉴욕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다루는 연출 방식으로 유명합니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맨해튼, 센트럴 파크, 다운타운 등 뉴욕의 주요 장소들이 촘촘하게 등장하며, 도시 자체가 영화의 분위기와 감정선을 형성하는 중요한 축으로 기능합니다. 주인공 개츠비(티모시 샬라메)는 뉴욕 태생으로, 도시의 고풍스러운 정취와 클래식한 낭만을 사랑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애슐리(엘르 패닝)와 함께 뉴욕에서 주말을 보내기로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인해 두 사람의 감정은 미묘하게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우디 앨런은 영화 속 인물들에게 복잡한 철학이나 감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재치 있는 대사와 상황의 반어를 통해 서사를 전개합니다. 특히 개츠비 캐릭터는 지적이고 예민하며, 삶의 아이러니에 민감한 성격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우디 앨런 본인의 자전적 이미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영화는 빠른 사건 전개보다는 인물 간의 미묘한 심리 변화와 도시적 정서를 섬세하게 조명합니다. 이 같은 스타일은 우디 앨런의 전작들(예: <맨해튼>, <미드나잇 인 파리>)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출연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 해석

티모시 샬라메는 개츠비 역을 맡아, 지적이면서도 불안정한 젊은이를 세밀하게 표현합니다. 뉴욕을 사랑하지만 가족과의 갈등, 정체성의 혼란, 사랑에 대한 회의 속에서 방향을 잃어가는 그의 모습은 매우 감성적이고도 현실적입니다. 특히 도박장에서의 장면, 어머니와의 대화 장면, 마지막 키스 장면 등에서는 그의 감정선이 절정에 달하며 관객의 몰입을 유도합니다. 엘르 패닝은 밝고 다소 경솔한 대학생 기자 애슐리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배우 등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점점 새로운 세계에 매혹되고, 기존의 연인 관계에 균열을 만들어 갑니다. 애슐리의 캐릭터는 단순한 로맨틱 파트너가 아니라, 성장하고 변화하는 인물로 설정되며 영화 내내 여러 감정 변화를 보여줍니다. 셀레나 고메즈는 개츠비의 과거 인연이자 보다 현실적인 성향의 챈을 연기합니다. 그녀는 개츠비와의 짧은 만남 속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영화 후반부에 주인공의 감정과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주드 로, 리브 슈라이버, 디에고 루나 등의 조연들은 각각 영화계 인물로 등장해, 예술과 사랑, 위선에 대한 풍자적 메시지를 더합니다.

제작 뒷이야기와 논란, 그리고 평가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2017년에 촬영이 완료되었으며, 원래 아마존 스튜디오를 통해 2018년 개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디 앨런 감독의 과거 성폭력 의혹(딜런 패로우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아마존은 계약을 철회하고 영화의 배급을 중단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영화는 미국 내에서는 극장 개봉이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 배우들(티모시 샬라메, 셀레나 고메즈 등)은 출연료를 성폭력 피해자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아시아권에서는 영화가 개봉되었으며,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대한민국 등에서는 비평가들과 관객들 사이에서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비평적으로는 "우디 앨런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익숙하고 반가운 작품", "뉴욕의 아름다움을 담은 감성적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새로움 없이 자기 복제에 그쳤다", "클리셰적인 전개와 얄팍한 여성 캐릭터"라는 비판도 병존합니다. 또한, 촬영은 뉴욕 현지에서 대부분 이루어졌으며, 재즈 음악과 클래식 음악이 배경으로 삽입되어 전반적으로 빈티지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카메라 워크는 빠르지 않지만 안정적이고, 화면 구성은 대체로 대칭적이며, 따뜻한 톤의 색감이 뉴욕의 고전적 분위기를 배가시킵니다. 기술적으로도 세련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우디 앨런 특유의 지적 유머, 도시적 감성, 인간관계의 복잡성에 대한 통찰을 담은 작품입니다. 영화는 젊은 커플의 단순한 로맨스로 출발하지만, 각자의 내면 성장과 가치관의 차이를 중심으로 결말을 향해 나아갑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여전히 감독의 스타일을 이해하거나, 도시 영화의 미학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