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는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블록버스터 슈퍼히어로 영화로, DC 확장 유니버스(DCEU)의 핵심을 형성한 작품입니다. 2017년 극장 개봉 당시에는 감독 교체, 편집 문제 등 여러 제작 이슈로 비판을 받았지만, 2021년 HBO Max를 통해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오리지널 버전(<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이 공개되면서 다시 한번 재평가를 받았습니다. 슈퍼맨의 죽음 이후 무너진 세계 질서 속에서, 배트맨과 원더우먼이 주축이 되어 새로운 히어로 팀을 구성하고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 존재에 맞서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합니다. 이 영화는 캐릭터 간의 서사, 시각적 스타일, 인간성과 신화성의 충돌 등을 통해 DC만의 어두우면서도 철학적인 히어로 세계를 깊이 있게 풀어냅니다.
저스티스 리그 영화 배경
저스티스 리그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슈퍼맨이 죽은 직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슈퍼맨이 죽으면서 그의 존재가 유지하던 희망과 질서는 붕괴되고, 지구는 불안과 혼돈 속에 놓이게 됩니다. 이 틈을 노리고 외계 침략자 스테판울프가 지구에 침입하게 되며, 그는 강력한 에너지원인 마더 박스를 수집해 지구 전체를 파괴하고 다크사이드의 식민지로 만들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마더 박스는 고대 시절, 인간, 아틀란티스, 아마존 부족이 각각 지구를 지키기 위해 나누어 보관한 초자연적 장치로, 세 박스가 하나로 합쳐질 경우 지구는 재구성되고 외계 생명체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위협 속에서 브루스 웨인(배트맨)은 원더우먼과 함께 새로운 히어로들을 모아 ‘정의의 리그’를 결성하려 합니다. 그들이 찾는 히어로들은 저마다의 트라우마와 한계를 가진 인물들로, 처음부터 협력적이지 않으며 공동의 목적 아래 서서히 연대하게 됩니다. DC 세계관의 배경은 현실보다 어둡고 무거우며, 각 인물들이 속한 공간 또한 그들의 내면과 닮아 있습니다. 플래시는 아버지가 억울하게 복역 중인 감옥을 오가며 불안한 청춘을 보여주고, 사이보그는 사고 이후 인간성과 기계 사이에서 고통받습니다. 이런 배경 설정은 히어로들이 단지 초능력자가 아니라, 내면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임을 강조합니다.
줄거리
브루스 웨인은 지구가 직면한 새로운 위협을 막기 위해 전 세계에 흩어진 메타휴먼들을 찾아 나섭니다. 그는 다이애나 프린스(원더우먼)와 함께 움직이며, 속도 조절 능력을 지닌 배리 앨런(플래시), 해저 왕국의 후계자 아서 커리(아쿠아맨), 인공 지능과 융합된 빅터 스톤(사이보그)을 팀으로 영입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처음엔 서로의 존재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며, 팀워크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한편, 스테판울프는 아마존, 아틀란티스, 인간의 영역에서 각각 보관 중이던 마더 박스를 강탈하며 강력한 에너지를 축적합니다. 히어로들은 그를 막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슈퍼맨이 없이는 전력상 승산이 없다는 판단 하에 슈퍼맨의 부활을 시도합니다. 사이보그의 아버지가 개발한 기술과 마더 박스를 이용해 슈퍼맨의 육체를 되살리는 데는 성공하지만, 그는 처음엔 기억을 잃은 상태로 팀원들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점차 기억을 되찾은 슈퍼맨은 전장에 복귀해 스테판울프와 맞서 싸우고, 다른 히어로들과 함께 최후의 전투에 돌입합니다. 플래시는 시간 역행을 통해 세계의 붕괴를 되돌리는 중요한 활약을 펼치고, 사이보그는 마더 박스의 동기화 자체를 파괴함으로써 인류의 종말을 막습니다. 마지막엔 스테판울프가 쓰러지고 다크사이드는 그를 경멸하며 물러납니다. 히어로들은 각자의 장소로 돌아가며 새로운 정의의 시대를 준비합니다.
감독 특징
잭 스나이더는 DC 확장 유니버스의 비주얼적 아이덴티티를 창조한 감독으로, 웅장하고 철학적인 영상미, 신화적 상징, 비장미 넘치는 캐릭터 연출로 유명합니다. 그의 연출은 마치 그래픽 노블을 영상화한 듯한 화면 구성과, 슬로우 모션과 클래식한 음악, 그리고 고전적 영웅 서사에 초점을 둔 구조로 전개됩니다. 2017년 극장판은 그의 딸의 사망으로 인해 조스 웨던에게 연출이 넘겨졌고, 대대적인 재촬영과 편집이 이뤄지며 원래의 비전과는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이로 인해 팬들 사이에서는 “잭 스나이더 컷”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꾸준히 이어졌고, 결국 2021년 HBO Max에서 ‘4시간 2분’ 분량의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가 공개되었습니다. 이 버전은 단순한 확장판이 아니라 전혀 다른 구조의 영화로, 각 캐릭터의 백스토리, 동기,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특히 사이보그는 이 버전에서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플래시의 시간 역행 장면도 강렬하게 묘사됩니다. 스나이더는 슈퍼히어로를 단순한 선악 구도 속 존재가 아니라, 고통과 책임 속에서 갈등하는 인간으로 바라보며, 그 과정에서 신화적 존재가 어떻게 인간성과 연대할 수 있는지를 철학적으로 탐구합니다.
결론
<저스티스 리그>는 단순한 팀업 액션 영화가 아니라, 인류와 신화, 상처와 치유,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깊은 주제를 담아낸 슈퍼히어로 서사입니다. 특히 잭 스나이더 감독판은 DC 캐릭터 각각의 존재 이유를 깊이 있게 조명하며, 관객에게 단순한 재미 이상으로 긴 여운과 질문을 남깁니다. 이 영화는 팀워크의 어려움, 상실과 복원의 주제, 그리고 ‘정의’라는 개념이 단순히 악당을 물리치는 것을 넘어 어떤 형태의 책임을 동반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또한 DC 세계관의 어두운 정체성을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마블 영화들과는 결이 다른 독자적 스타일을 확립한 대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스티스 리그>는 DC 팬들에게 있어 일종의 헌정 영화이자, 감독의 의지와 팬덤이 만들어낸 이례적인 프로젝트로 남아 있습니다. 슈퍼히어로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과 진정성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잭 스나이더의 비전을 담은 <저스티스 리그>는 반드시 감상할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