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온(Carrion)’은 넷플릭스에서 배급한 작품은 아니며, 정확히는 2020년에 출시된 인디 호러 액션 게임으로, 영화가 아닌 비디오 게임입니다. 그러나 이 게임의 독특한 컨셉과 연출, 영화 같은 연출 방식 덕분에 '역방향 호러영화 경험'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많은 게임팬과 공포 장르 애호가들 사이에서 영화에 준하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콘텐츠는 특히 플레이어가 괴물이 되어 인간들을 공격하는 ‘괴물 시점’이라는 색다른 시점이 돋보이며, 전통적인 괴물 영화의 내러티브를 뒤집는 설정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적 구조를 지닌 게임 ‘캐리온’을 리뷰 형식으로 설명합니다.
캐리온의 줄거리
‘캐리온’의 스토리는 전형적인 괴물 영화의 구조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 특징입니다. 플레이어는 이름 없는 생체 괴물로, 실험실의 수조에서 탈출하면서 게임이 시작됩니다. 배경은 거대한 생물학 연구 시설로, 이곳에서는 정부나 민간 기관이 괴생명체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괴물은 인간의 손에 의해 포획되고 고통받았지만, 탈출 후 복수를 위해 실험실 내부와 외부로 점점 퍼져 나가며 자신을 해부하고 이용하려 했던 과학자들과 경비원들을 차례차례 공격하게 됩니다. 게임 내에서는 직접적인 대사나 텍스트 없이도 스토리가 진행되며, 과거의 회상 장면(플래시백)을 통해 괴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누가 그 실험을 주도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점차 괴물은 연구 시설 전체를 점령해 가며, 복잡한 미로 같은 구조를 통해 플레이어의 탐색과 스토리 해석을 유도합니다. 결국 엔딩에서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외부 세계로 탈출함으로써 실험실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려는 괴물의 최종 목표가 달성됩니다. 인간 중심의 공포 서사를 뒤집고, 괴물의 분노와 복수극이라는 새로운 감정선으로 구성된 스토리는 매우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등장인물
‘캐리온’은 전통적인 영화나 게임과 달리 명확한 캐릭터명이 존재하지 않으며, 대사나 텍스트가 거의 없기 때문에 등장인물보다는 역할 중심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합합니다. - 괴물 (플레이어 캐릭터): 게임의 주인공이며,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생체 유기체입니다. 이 괴물은 형태가 불규칙하고 점액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격을 통해 인간을 포식하고 흡수해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외형은 진행에 따라 점점 커지고 진화하며, 새로운 능력(투명화, 기생, 촉수 공격 등)을 획득합니다. 감정 표현은 없지만, 그 움직임과 환경 파괴를 통해 분노와 고통을 간접적으로 전달합니다. - 과학자들: 이들은 괴물을 실험 대상으로 삼은 인물들이며, 대부분 비무장 상태로 게임 속에서 괴물에게 희생됩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회상 장면에서 실험을 주도하는 리더로 나타나며, 괴물의 기원을 설명하는 핵심 단서가 됩니다. - 보안 요원/드론/기계 병기: 괴물을 저지하기 위해 동원된 병력들로, 이들은 무기나 방패를 가지고 있어 플레이어 입장에서 위협이 됩니다. 점점 강력해지는 이 적들은 괴물의 진화 동기를 제공하며, 전투 난이도를 점점 높이는 요소입니다. ‘캐리온’은 주인공이 괴물이기 때문에 인간 등장인물은 공감의 대상이 아닌 공포의 대상으로 묘사되며, 기존 영화와는 반대되는 시점을 제공합니다.
배경
‘캐리온’의 주 배경은 지하 생물 실험실입니다. 게임의 대부분은 이 거대한 연구 시설 내에서 진행되며, 폐쇄된 통로, 배수구, 연구실, 실험실, 감시센터, 핵 폐기물 구역 등 다양한 구역이 존재합니다. 각각의 구역은 서로 다른 디자인과 테마로 구성되어 있어 시각적인 변화를 통해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유지시킵니다. 이 배경은 마치 80~90년대 호러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던 정부 비밀 실험실, 혹은 외계 생명체 실험장과 같은 구조로, ‘에일리언’, ‘더 씽’ 등의 클래식 호러 영화에 대한 오마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배경에는 과거 실험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피로 얼룩진 벽, 깨진 실험 장비, 무너진 구조물 등으로 분위기가 매우 음침하고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플레이어는 이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며 퍼즐을 해결하고 새로운 경로를 찾으며, 자신의 크기를 키워가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공간은 폐쇄적이면서도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어 괴물의 특성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동선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배경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게임의 스토리와 진화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설정 덕분에 캐리온은 영화적 연출을 갖춘 인디 게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
‘캐리온’은 기존 호러 영화 및 게임이 인간을 중심으로 괴물을 공포의 대상으로 다뤘던 방식과는 정반대로, 괴물의 시점에서 인간을 위협 요소로 바라보는 독특한 방식의 스토리텔링을 제공합니다. 무대가 되는 연구 시설, 음침한 배경음악, 그리고 디테일한 픽셀아트 그래픽은 공포감을 극대화하며, 플레이어는 괴물이 되어 점점 더 강해지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정식 영화는 아니지만, 이 게임이 제공하는 몰입감, 구성, 분위기, 반전의 방식은 많은 영화보다도 뛰어난 몰입 경험을 선사합니다. 특히 레트로 호러 영화 팬, 독특한 컨셉의 인디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매우 인상 깊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괴물의 입장에서 공포를 연출하는 방식은 장르의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했으며, 게임 이상의 영화적 감각을 선사한 대표 사례 중 하나입니다.